다이어리/일기장 2007.01.02

발인 및 하관...

치로γ 2005. 5. 6. 17:40
오늘이 발인날이였다...
아빠는 사무실로 바로 출근하라고 했는데...
나는 할머니 숨 거두시는것도 못뵈었고 염 하는것도 못뵈었고
절도 한번 못드리고... 그래서 좀 섭섭하다해야하나 그런 기분이라고 했더니
그러면 발인하는거라도 봐야하지 않겠냐하여 사무실 문만 열고
바로 병원으로 갔다...
빈소에서 절을 하고 장례식장으로 옮겨가서 다시 절 하고
출상하여 캐딜락으로 옮기는 것을 보고... 차를 타고 집앞에 가서
다시 절 하고... 묘지까지는 따라가지 못했다...

솔직한 맘으로 돌아가신 할머니께는 죄송스럽지만 이번 장례를 치루면서
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막내고모와 큰고모집에 오빠들을
(솔직히 오빠란 표현조차도 아깝다) 보면서 어이없기도 하고 화도 나고
할머니가 불쌍하시단 생각이 들었다...

목소리만 크게 낼 줄 알았지 제대로 하는건 하나도 없이 소란스럽기만 하고
한다고 깝죽대면서 자기들만한 사람 없다고 나대는 꼴들...
아들이고 며느리이고 손자이고 손녀인 우리가 자기네들이 할머니를 생각하는
마음보다 더하면 더 했지 덜 할까...
상주인 아버지가 하자고 하는건 다 무시하고 자기네들 뜻대로 자기들 마음대로
나대는 꼴이라니...
뭘 바라고 그러는건지... 아니 뭘 바라고 그런거겠지...
할머니 살아계시는 동안 찾아뵈지도 않고 즈들끼리 놀아제끼더니
언제부터 그렇게 즈그가 할머니 생각을 했다고 그리 나대는 것인지...
살아계실때 한번이라도 더 뵈러 오지...
그렇다고 목소리 크게내고 일이라도 제대로 하면 괜찮겠다...
하는건 없이 뭐 그리 아는게 많고 잘났는지 지들이 하는게 다 맞다고 우기고
자기들 손아귀에서 모든게 이루어지길 바라고...
그러면서 제대로 하는건 개뿔도 없고...
얼굴만 쳐다봐도 욕이 튀어나오려는걸 몇번을 막았던지 -_-
뭐 다 좋다 이거야... 근데 왜 영정사진까지 손자인 민국이가 안들게하고
외손자가 드는건데? 미쳤나... 미쳤냐고...
집에 상주가 없나 손자가 없나... 왜 지들이 지랄인데...
왜 아주 그냥 상주노릇도 자기들이 다 하고 다 하지...
자기몫으로 들어온 부의금이라고 입구에서 다 받아서 자기 주머니
채우기에 급급하더만... 아주 그냥 다 하지 왜...
치밀어 오르는 화를 '그래도 할머니 장례식인데... 저 사람들도 손자니까... 딸이니까...'
라면서 삭히곤 했지만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...

할머니 돌아가시면 우리집에 올 일도 없고 우리 볼 일도 없다고...
그거 진짜 반가운 말이다... 집에 온다고 하면 대문 다 걸어잠그고
입구에다가 출입금지 써붙일 판국이다...
정말 살아가면서 두번 다시 보고싶지 않은 사람들이다...
늙어서 그사람들 죄 받을꺼다...
돌아가신 부모앞에서... 어르신 앞에서 그러고싶을까...
자기들이 뭘 잘못했는지도 모를꺼다... 무지한 것들...

나는 사무실에 있는 관계로 할머니 숨 거두시는 것 못본것도 가슴에 맺혔는데...
절 한번 못한것도 맺히고... 염하는 것 못본것도 맺혔는데...
살아계시는 동안 할머니 방에 앉아서 할머니랑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지
못하는 것도 가슴에 맺히고... 식사 챙겨드릴때 좀 더 잘 챙겨드리지 못한것도 맺혔는데...
내 가슴은 그런 후회와 안타까움으로 가득차는데...
이런 마음 그 잘난 사람들은 알까? 살아계시는 동안 10년도 넘게 얼굴 한번
안비춘 그 인간들이 알 턱이 있나... 쓰레기같은 인간들...
그런 내 가슴에 더 맺히게 만들었다... 나쁜놈들... 퉤퉤퉤 상종못할 인간들...

난 어제 저녁에 내리고 오늘 지금 내리고 있는 이 비가
우리 할머니가 하늘에서 보시면서 슬퍼서 우시는것 같아서 마음이 더 아프다...

그래도 발인하고 하관할때는 다행히도 비가 안왔다...
그건 정말 다행스럽다...

아무쪼록 좋은 곳에서... 항상 말씀하셨듯이 할아버지 만나셔서 이승에서 못다한
이야기도 하시고 그러셨으면 좋겠다... 편안하게...

할머니... 잘 살께요... 위에서 보시면서 웃음 지으실 수 있게...
할머니도 편안히... 그리고 잘 지내세요...